반갑다, 액비야~ 생산자님들에게 반가운 비 소식 여름도 오기 전 벌써 31도를 넘나들며 때 아닌 폭염이라는 단어가 날씨예보에 불쑥~ 폭염주의보가 내린 한낮 뙤약볕 1시, 구례 용방면에 위치한 채소단지에서는 쿱액비 제조 시설 준공식 및 제조 행사가 있었다.
 ‘액비’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다. 말 그대로 액체, 액상으로 된 비료이다. 일반적으로 과수, 과채류, 엽채류 생산자들은 작물 생장에 필요한 액비를 자체적으로 저마다의 비법으로 제조해 사용하지만 성공확률이 낮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또한 액비 제조에 있어서는 미생물, 발효, 사용하는 재료의 특징, 발효조건 등 고려해야 할 제반사항이 수두룩이다. 때문에 생산자들로부터 액비 공급에 대한 요청이 꾸준히 있어왔다.
 이 요청에 평소 개인농장에서 액비를 제조해 인근의 생산자들과 나눠 쓰며 명품액비로 소문이 자자했던 김근호생산자댁의 액비,, 좋은건 나눠쓰는 거라며 흔쾌히 액비제조기술을 풀었다. 그렇게 작년부터 좀 더 많은 전국의 아이쿱 생산자들과 나눌 요량으로 대용량 액비 제조를 홍성에서 시작했고 올해는 홍성,구례 두지역에서 액비를 담는다.
 1년 행사 중 김장하듯이, 자연 발효가 가능한 시기 5/20~9/5 날짜를 맞췄다. 액비 제조 과정은 1차로 당밀과 물(지하수)로 선 작업 후 천일염, 유황가리고토, 혈분, 발효왕, 생협 이스트 등의 재료를 투입하고 마지막으로 물을 넣고 저어주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 했다. 두 시간 여동안 진행되었던 이 과정이 문장 몇 개로 표현되었지만 현장에서는 생산자회 직원 분들과 도움 주신 구례 인근의 생산자님들 모두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아래 작업을 이어 갔던 힘든 과정이었다.
 이제 이 후 관리가 관건이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잘 저어주는 것, 주기적으로 당밀을 넣어주고 시시때때로 액비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 등 일련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액비 속 미생물의 활성화가 순조로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렇게 관리를 받으며 액비는 약 100일 후 발효가 되고, 이후 200일 동안 숙성을 거치게 된다. 이 모든 제조과정에 그 어떤 첨가물이나 인공요소 하나 들어가지 않은 자연 액비라는 데 그 의미가 크다.
 그리고 내년 3월이면 ‘쿱액비’로 전국 아이쿱 생산자들에게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구례 이곳에서 얻어지는 액비 제조 총량은 약 40톤, 김근호 개인농장에 10톤, 또 홍성에서 제조 중인 것 10톤, 이렇게 해서 60톤 가량이면 전국 모든 아이쿱 생산자들에게 충분히 공급가능한 양이다. 색다른 건 취재 전 이곳에 올 때도 예상했던 ‘비료, 거름’하면 떠오르는 역한 냄새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액비에 대한 사전 지식은 글에 한정된 것이고 직접 보는 게 처음이기에 평소 액비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또 한 번 새로고침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발효를 거쳐 제대로 식초가 된 액비 상태면 이 40톤에 달하는 양으로 인해 이 곳 주변이 온통 향긋한 냄새로 진동할 것이라 한다. 그 향기 꼭 확인하러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쿱액비’ 제조, 이 모든 과정의 시작인 김근호 생산자님의 더하기 한마디~ “사람도 먹기 힘든, 그 만큼 공들여 만든 종합영양제 ‘쿱액비’ 바로 우리 아이쿱 식물들이, 과일들이 먹게 된다. 미생물도 생물이다. 액비안에서 잘 어우러 질 수 있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모든 식물, 과실수가 하는 말들에 경청하자 그러면 들린다.” 나영자 아이쿱시민기자/남원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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